음악 퍼즐은 아닌데... 나름 좋은 퍼즐게임, 오디토리움(Auditorium) 

제목에도 그렇고 게임 내에도 음악적인 요소가 짙게 깔려있지만 '음악 퍼즐'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름' 좋은 퍼즐인 것은 확실하네요.

퍼즐의 목적은 스테이지에 어떤 입자가 쏟아져내리고 있는데, 각종 도구를 이용해 입자의 색깔을 변화시켜 같은 색깔 특정 위치(볼륨아이콘)까지 도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볼륨은 스테이지에 따라서 여러개가 있을 수 있으며, 입자가 볼륨에 도달하게 되면 그 볼륨에 해당하는 배경음악의 소리가 커지게 됩니다. 멜로디, 베이스 등등 (음악은 잘 몰라서... )

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제일 기본적인 도구에서 시작해서 입자를 가속시키는 도구, 역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는 도구, 입자를 끌어들이는 도구, 입자를 튕겨내는 도구, 입자의 색깔을 바꾸는 도구 등등 매우 다양한 도구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입자를 흡수해서 사라지게 하는 블랙홀이 나오기도 하고, 입자가 2방향, 3방향에서 나오기도 하며 스테이지마다 다양함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습니다. 처음 이 게임을 접하면 흥미로움을 느끼면서 일정 시간동안은 꽤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음악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오디토리움을 음악퍼즐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 자체에 음악을 모두 삭제하더라도 (스피커를 음소거 모드로 하고 게임을 진행하더라도) 퍼즐이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각종 도구를 이용해서 입자를 특정 위치까지 도달하게 만드는 '경로 퍼즐'이지 '음악 퍼즐'이라고 보기는 힘드네요. 진정한 음악퍼즐이라면 뮤자이크 박스(Musaic Box) 정도밖에 못 본 것 같습니다.

최초 이 퍼즐의 신선함이 가시고 나면 다음으로 같은 패턴의 퍼즐들의 지루함이 몰려 왔습니다. 퍼즐 자체의 본질적인 문제로 오디토리움은 레벨디자인(퍼즐 만들기)이 무척 쉬운 반면 그것을 풀어내는 것은 만드는것에 비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 매듭을 꽁꽁 매어놓는게 만드는 과정이라면 매듭을 푸는 작업이 퍼즐을 푸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막말로, 각종 도구를 아무렇게나 배치하고 입자를 쏘아보낸다음 입자가 지나는 위치에 볼륨아이콘을 적절히 배치하고 도구를 삭제하고 나면 퍼즐이 완성되죠. 아무렇게나 배치했던 것을 어떻게 배치했는지 플레이어가 맞춰야 합니다. (제작자가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면 극악의 스테이지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약간의 편법을 이용해서 올클리어하긴 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네요. 퍼즐에 정교함이 없어서 썩 만족스럽진 않습니다만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픽이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고 음악 역시 게임하는 내내 듣기 좋았어서 한 번쯤 해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추천이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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