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1 리뷰, 줄거리

스포일러 없는 시즌1 리뷰

넷플릭스에서 2021년 9월 17일에 공개했고, 편당 플레이타임이 1시간가량인 9부작 한국드라마다. 큰 빚을 진 사람들 456명이 거액의 상금을 놓고 서로 죽이는 게임을 한다는 것이 큰 줄거리다.

처음 공개된 예고편을 봤을 때, 일본의 많은 데스게임류들의 아류작이 되어 K-데스게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조금은 없어보일 수 있는 제목도 그랬고 예고편에서 나온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어렸을 때 했던 놀이들을 목숨을 걸고 한다는 것이 상상이 안됐다. 덤으로 얼굴에 피를 뒤집어 쓰고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비명을 지르는 여자분의 연기가 일본의 아류냄새를 냈다.

'라이어 게임', '도박묵시록 카이지', '머니게임', '천공 침범', '신이 말하는 대로', '다윈즈게임', '친구게임' 등등 그리고 '아리스 인 보더랜드'까지 돈이나 목숨을 걸고 극한의 상황에서 데스게임을 하는 류의 작품들은 꽤나 많다. 그리고 이런 데스게임류의 작품들은 퍼즐이나 심리전같은 요소로 구성된 데스게임 자체를 여러 전략, 전술을 사용해 주인공이 멋들어지게 풀어내는 과정과 게임에 참여하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과 심리를 보는 재미를 중점으로 두는 것이 보통이다.

일단 '오징어 게임'은 데스게임으로 선택한 게임부터 궤를 달리한다.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어렸을 적 해봤던 한국의 놀이들을 목숨걸고 한다. 몇몇 게임에서는 머리를 써서 전략을 짜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요구하는 것은 신체적인 강함과 '운' 그 자체다. 그러므로 오징어 게임에 천재적인 전략, 긴장감있는 심리전과 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

그 대신 오징어 게임에는 인물들 사이의 갈등, 각 인물들의 서사가 있다. 그리고 데스게임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을 나름대로 개연성있게, 즉, 현실에도 있을 법하게 구성해 놓았다. 어디 이세계로 뚝 떨어져 '지금부터 데스게임해라'와 같은 밑도 끝도 없는 스토리의 작품들과는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며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표절이라고 비교대상으로 많이 언급되는 작품 중에 '신이 말하는 대로'라는 영화로도 제작된 일본 만화가 있다. 학교에서 갑자기 이유없는 데스게임이 시작되고 '다루마상가고론다(だるまさんが轉んだ)'라는 우리나라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규칙의 게임을 한다. 데스게임 장르 그 자체가 표절이라면 모를까 게임의 시작이 같다고 표절로 치부하는 것은 어폐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유사한 작품은 '도박묵시록 카이지'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결국 하고싶은 말이 뭐냐 하면, 오징어 게임 재밌다. 애초에 데스게임류 장르를 좋아하는 필자의 말이라 설득력은 없지만 그 오징어 게임 특유의 현실에도 있을 법한 개연성과 인물에의 몰입감이 꽤나 괜찮았다. 오징어 게임을 보기 일주일 쯤 전에 같은 장르의 일본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를 보면서 그래도 이정도면 볼만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반면 오징어 게임은 다음화의 진행이 궁금해서 중간에 끊기가 힘들었다. (필자는 한국어 구어체를 견디기 힘들어 사극이 아니면 한국드라마를 정말 못보는 편이다)

스포일러 없는 시즌1 리뷰 끝

이 밑으로는 스포일러 경고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 456명이 알 수 없는 게임에 초대된다. 각 사람의 목숨값을 1억으로 계산해 총 상금 456억이 걸린 데스게임이 시작되는데, 그 첫 게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술래 역할을 하는 로봇이 뒤를 돌아봤을 때, 움직이면 총으로 사살되는데, 첫 죽음을 보고 이것이 데스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그 장면이다. 예고편에서도 나왔고 필자는 이 장면을 보고 일본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과반수가 동의하면 이 미친 게임을 그만둘 수가 있다. 첫 게임이 끝나고 투표를 시작하는데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억지로 전부 참가시켜 게임을 진행해서 드라마를 풀어나갈 수도 있었는데 한 번 게임을 중단시키고 자발적으로 다시 돌아온 참가자들로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한다.

또한, 드라마를 끝까지 본 뒤에 이 장면을 다시 생각해보면 마지막 할아버지의 투표도 더욱 인상적이다.

두 번째 게임은 달고나 혹은 뽑기, 띄기, 국자 등의 이름으로 부르는 그 설탕과자. 설탕을 녹여 만든 과자를 모양이 부서지지 않게 떼어내는 게임이다. 원, 삼각형, 별, 우산 네가지 모양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선택하는 시점에서 어떤 게임인지는 몰랐다. 

한미녀와 강새벽은 화장실 환풍기로 들어가 염탐해서 다음게임에 사용할 무언가에 설탕을 녹이는 장면을 보았고, 그 정보를 통해 조상우는 달고나를 예측해 쉬운 모양을 선택했다. 주인공 성기훈은 땀이 스며들어 녹는것을 보고 뒷면을 핥아서 저 어려운 우산모양을 성공해낸다. 사실 게임 자체로만 본다면 운빨 게임.

세 번째 게임은 줄다리기. 그저 신체적인 강함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여자와 노인이 포함되어 거의 탈락이 확실시 되어있던 주인공팀은 줄다리기의 전략을 사용해 승리를 이뤄낸다. '전략'이라고 할만한 내용은 오징어 게임 전체를 통틀어 이 것 하나뿐인 듯 하다.

네 번째 게임은 1:1로 대결해 이기는 쪽이 살아남는 구슬치기.
다섯 번째 게임은 유리 혹은 강화유리로 되어있는 이지선다 구름다리 건너기다.

이렇게 게임 자체만을 늘어놓고 보면 정말 별 것 없다. 드라마의 중점이 게임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둘이 남았을 때의 결승전인 오징어 게임. 드라마 제목이기도 하다.

드라마 내내 쌓아올려놨던 주인공 성기훈과 후배 조상우의 관계를 여기서 폭발시킨다.

 

사실 할아버지의 정체를 아는 시점에서 처음부터 다시 봤을 때 보이는 부분, 오징어 게임의 이력과 게임 진행자들, 거의 운빨로 살아남은 주인공 성기훈의 재참가 의지, 빨간딱지 파란딱지 등 쓰고 싶은 얘기들이 조금 있었는데 귀찮아졌다. 리뷰에 스크린샷을 넣은 것은 역효과인 것 같다. 데스게임만 찍어 놓고 보니 이건 정말 게임은 아무 것도 아니었잖아?

오징어 게임은 시즌2 계획이 없이 기획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결말은 빨간머리로 재참가한다고 시즌2 나올 것처럼 해놓고 말이지. 요즘 분위기로 보면 강제로 시즌2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오징어 게임의 세부 스토리 :
https://namu.wiki/w/%EC%98%A4%EC%A7%95%EC%96%B4%20%EA%B2%8C%EC%9E%84/%EC%A4%84%EA%B1%B0%EB%A6%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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